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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 생성기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검증하는 기술적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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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난수 생성기 공정성”을 검증한다는 말의 실제 의미

난수 생성기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검증한다는 건, 단순히 “랜덤처럼 보이느냐”를 넘어서 특정 결과가 유리하게 치우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사용자가 보통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생성된 값이 통계적으로 균등한지(편향 여부)이고, 둘째, 누군가가 결과를 예측하거나 조작할 여지가 있는지(무결성·보안성)입니다. 그래서 공정성 검증은 ‘분포 검정’과 ‘예측 불가능성/조작 방지’라는 두 축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공정성은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추첨·매칭·순서 섞기처럼 결과가 사람의 이해관계와 직접 맞닿는 상황에서는, 통계적으로 좋아 보이는 수치만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검증 방법론은 결국 “누가 봐도 납득 가능한 절차로, 재현 가능하게 확인할 수 있느냐”까지 포함합니다. 이 글은 그런 관점에서 난수 생성기의 공정성을 기술적으로 확인하는 흐름을, 실제 검증 업무에서 자주 쓰이는 구성으로 정리합니다.

투명한 RNG 장치와 주사위, 0·1 저울을 감사원이 점검하는 푸른 조명 모습이다

1) 공정성 검증의 기준 잡기: 무엇을, 어디까지 확인해야 하나

공정성의 최소 조건: 편향, 독립성, 재현성

공정성 검증의 출발점은 “어떤 성질이 깨지면 불공정이라고 볼 것인가”를 먼저 정의하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최소 조건은 편향이 없어야 하고(특정 값이 과도하게 자주 나오지 않음), 값들 사이의 상관이 낮아야 하며(연속 출력이 서로 영향을 덜 받음), 검증자가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지 않으면. 테스트 결과가 좋아도 논쟁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재현성은 커뮤니티나 외부 검증 환경에서 신뢰를 만드는 핵심 축으로 작동합니다.

RNG 유형 구분: TRNG, PRNG, CSPRNG에 따라 검증 포인트가 달라진다

난수 생성기는 크게 물리 현상을 쓰는 TRNG, 알고리즘 기반 PRNG, 그리고 암호학적으로 강화된 CSPRNG로 나뉩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tRNG는 엔트로피 원천(센서 노이즈 등)의 품질과 후처리(whitening) 과정이 핵심이고, PRNG는 알고리즘의 주기·상관·시드 관리가 중요합니다, csprng는 “통계적으로 그럴듯함”을 넘어서, 내부 상태나 일부 출력이 노출돼도 다음 출력을 예측하기 어려운지까지 봅니다. 같은 ‘공정성’이라도 요구 수준이 다른 이유가 여기서 생깁니다.

검증 대상 범위를 확정하기: 알고리즘만 볼지, 운영까지 포함할지

실무에서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운영 방식 때문에 공정성이 깨지는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예를 들어 시드를 시간값으로만 잡거나, 서버 재시작 시 시드가 반복되거나, 여러 인스턴스가 같은 초기값을 공유하는 식의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검증 범위는 보통 “알고리즘 자체 + 시드 생성/보관 + 호출 인터페이스 + 로그/감사”까지 확장됩니다. 무엇을 검증에 포함할지 먼저 합의해 두면, 결과 해석이 깔끔해집니다.

2) 통계적 검증: ‘랜덤처럼 보인다’가 아니라 ‘가설을 기각하지 못한다’로 말하기

표본 수집 설계: 데이터가 나쁘면 테스트는 항상 애매해진다

통계 테스트는 표본을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일 조건에서 충분한 길이의 출력 스트림을 확보하고, 서로 다른 시드/세션/환경에서 반복 수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출력값을 어떤 형태로 관찰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2비트 정수를 그대로 볼지, 특정 범위로 모듈러 연산해 쓰는지에 따라 편향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사용 형태를 반영한 데이터셋을 별도로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초 분포 검정: 빈도, 카이제곱, KS 테스트를 어디에 쓰는가

가장 먼저 보는 건 단일 값 분포의 균등성입니다. 범주형(예: 1~N) 결과라면 카이제곱 검정이 직관적이고, 연속값(예: [0,1))이면 Kolmogorov–Smirnov(KS) 검정이 자주 쓰입니다. 다만 “p-value가 크다 = 공정하다”로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정확한 표현은 “주어진 유의수준에서 편향 가설을 기각할 근거가 부족하다”에 가깝고, 여러 테스트를 동시에 돌릴 때는 다중검정 문제도 같이 다뤄야 합니다.

독립성·상관 검정: 연속 출력이 패턴을 만들지 확인하기

균등 분포처럼 보여도, 연속 출력이 서로 영향을 주면 실제 체감 공정성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상관(autocorrelation) 분석, 런(run) 테스트, 연속 비트 패턴의 빈도 검정 같은 방식으로 독립성을 점검합니다. 특히 “다음 값이 이전 값에 끌리는” 형태의 상관은 매칭·셔플에서 불신을 낳기 쉽습니다. 이 단계는 단일 분포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를 잡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 배터리 활용: NIST SP 800-22, Dieharder, TestU01의 역할

난수 검증에서 널리 쓰이는 건 테스트 배터리입니다. 이러한 nIST SP 800-22는 비트열 기반의 여러 통계 검정을 묶어 제공하고, Dieharder는 고전적인 난수 테스트 모음으로 접근성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testU01(특히 BigCrush)은 PRNG 평가에서 강력한 편이라 “통과/실패”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편입니다. 다만 이 도구들은 어디까지나 ‘통계적 이상 징후 탐지’에 강하고, 조작 가능성이나 시드 취약점까지 자동으로 해결해주진 않습니다.

밝은 현대식 사무실에서 감사원이 체크리스트와 돋보기로 AI 흐름도를 검토하는 모습이다

3) 암호학적·구조적 검증: 예측 가능성과 조작 가능성을 줄이는 쪽으로 보기

시드와 엔트로피 평가: 공정성 논쟁의 상당수는 시드에서 시작된다

PRNG·CSPRNG에서 시드는 사실상 결과를 결정하는 열쇠이며, 모바일 앱 사이드로딩 설치 시 발생할 수 있는 악성코드 감염 경로처럼 보이지 않는 초기 조건 하나가 전체 출력의 안전성을 좌우한다. 시드가 약하면 알고리즘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는 예측되거나 재현될 수 있으므로, 엔트로피 소스를 어떤 방식으로 혼합하는지, 시드 길이와 갱신 주기는 어떻게 설계됐는지, 초기화 시점에 취약 구간이 없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운영 환경에서는 시드가 로그에 남거나 동일 이미지·컨테이너 배포로 시드가 반복되는 문제까지 함께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상태 복구 가능성 점검: 일부 출력만으로 내부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가

많은 PRNG는 내부 상태(state)가 있고, 출력은 그 상태의 함수입니다. 취약한 설계라면 출력 몇 개만으로 상태를 역추적해 이후 값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형 합동(LCG) 계열이나 선형성 강한 생성기는 특정 조건에서 추정이 쉬운 편입니다. 검증에서는 “관측 가능한 출력”을 기준으로 공격자가 상태를 복구할 수 있는지, 복구에 필요한 출력량과 계산 복잡도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합니다. 이 부분은 통계 테스트와 달리, 구조 분석과 공격 시나리오 기반 검토가 필요합니다.

사용 형태에 따른 편향: 모듈러 연산과 범위 매핑이 공정성을 망칠 수 있다

현장에서 자주 터지는 문제는 RNG가 아니라 “RNG 값을 원하는 범위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0~2^32-1 값을 1~10으로 만들 때 단순히 mod 10을 쓰면, 2^32이 10으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아 미세한 편향이 생깁니다. 이런 편향은 큰 표본에서 누적되면 눈에 띄고, 민감한 환경에서는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해결책으로는 rejection sampling(거절 표본법)처럼 편향을 제거하는 매핑을 쓰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포함됩니다.

코드·빌드·배포 무결성: 알고리즘이 같아도 “돌아가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공정성 검증이 기술적으로 설득력을 가지려면, 검증한 코드가 실제 서비스에 배포된 코드와 동일하다는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소스 코드 리뷰뿐 아니라 빌드 해시, 서명, 배포 아티팩트 추적 같은 무결성 체계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특히 외부에서 신뢰를 얻어야 하는 서비스라면, 검증 보고서만으로는 부족하고 “이 버전이 운영 중이다”를 증명하는 장치가 필요해집니다. 커뮤니티에서 흔히 말하는 ‘말로만 공정’이라는 의심은 대체로 이 지점에서 생깁니다.

4) 절차 기반 검증: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감사·재현·검증 흐름 만들기

검증 프로토콜 만들기: 입력, 출력, 로그를 어떻게 남길지

기술적으로 좋은 RNG라도 검증 절차가 허술하면 결론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시드로, 어떤 함수 호출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제3자가 따라갈 수 있게 기록하는 프로토콜이 필요합니다. 로그는 개인정보나 보안 정보를 과하게 노출하지 않는 선에서, 검증에 필요한 최소 단서를 남기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에 따라는 재현 가능한 증적이 쌓여야 공정성 논의가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커밋-리빌(Commit-Reveal)과 공개 시드: 조작 여지를 줄이는 대표적 패턴

추첨이나 순서 결정처럼 민감한 상황에서는 커밋-리빌 방식이 자주 언급됩니다. 먼저 결과를 만들기 위한 값(시드 또는 시드의 해시)을 커밋(선공개)해 변경 불가능하게 만들어두고, 이후 리빌(원문 공개)로 검증자가 해시 일치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흐름입니다. 여기에 외부 공개값(예: 특정 시점의 블록 해시, 공용 랜덤 비콘)을 섞으면, 운영자가 마음대로 결과를 고르는 여지가 더 줄어듭니다. 중요한 건 “누가 무엇을 언제 알 수 있었는가”를 절차로 통제하는 점입니다.

독립 검증과 반복 검증: 한 번 통과보다 ‘지속 가능한 확인’이 더 중요할 때

공정성은 일회성 테스트로 끝내기보다, 업데이트·환경 변경·트래픽 변화가 있을 때도 유지되는지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릴리스마다 최소한의 통계 배터리를 재실행하거나, 일정 기간 샘플을 자동 수집해 이상 징후를 감시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외부 감사나 커뮤니티 검증을 염두에 둔다면, 검증 스크립트와 데이터 생성 방법을 공개 가능한 형태로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구조는 신뢰를 ‘주장’이 아니라 ‘과정’으로 만들게 해줍니다.

결과 해석의 원칙: 통과/실패가 아니라 “위험 신호”로 읽기

테스트 배터리에서 일부 항목이 실패했다고 해서 곧바로 조작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고, 반대로 전부 통과했다고 완전 공정하다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통계 검정은 어디까지나 확률적 판단이고, 표본 크기·유의수준·다중검정 설정에 따라 결과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실패 항목의 성격을 보고, “특정 비트 위치에서만 문제인지”, “특정 시드 구간에서만 재현되는지”처럼 원인 추적을 병행합니다. 공정성 검증은 결국 문제를 단정하기보다, 위험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를 보완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결론: 공정성 검증은 ‘통계 + 구조 + 절차’가 함께 맞물릴 때 설득력이 생긴다

난수 생성기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검증하는 기술적 방법론은 한 가지로 끝나지 않습니다, 통계 테스트로 편향과 상관을 점검하고, 암호학적 관점에서 시드·상태·예측 가능성을 따져보며, 마지막으로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감사 절차를 설계하는 흐름이 함께 가야 합니다. 특히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알고리즘 자체보다 시드 관리, 범위 매핑, 배포 무결성 같은 운영 요소가 공정성에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전체를 한 번에 완벽히 증명하려 하기보다, 어떤 위험을 어떤 방법으로 줄였는지까지 포함해 정리하면 검증 결과가 훨씬 현실적으로 읽힙니다.

정리하면, “랜덤해 보인다”는 인상 대신 “어떤 가정에서 어떤 검정을 했고, 어떤 한계가 남는지”를 문서화하는 것이 공정성 검증의 핵심입니다. 이 관점을 잡아두면, 이후에 알고리즘을 바꾸거나 시스템이 확장되더라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은 결국 숫자 하나로 결론내리기보다, 반복 가능한 확인 과정 속에서 유지되는 성질로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